5·18 묘역서 무릎 꿇고 울먹인 김종인,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2020.08.19 14:33:28

취임 후 광주 5·18 민주묘역 첫 참배
보수정당 대표, 첫 무릎 꿇고 사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과거 국보위 위원 참여 전력과 당 내 의원들의 망언도 사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 북구의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아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광주 정신을 훼손한 정치인에 회초리를 못 들어 당 책임자로서 사과한다”고 사죄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은 뒤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민주의 문' 앞에서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이 과거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한 일부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당의 소극적 대응과 일부 인사들의 망언에 대해서도 "부끄럽고 또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원고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에 묘역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들이 "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치는 등 일부 시민들의 항의는 있었으나 지난해 5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주를 찾을 당시 ‘물세례’와 같은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충혼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서는 순간 잠시 휘청하자 주위에서 부축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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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 Lee 기자 editor.03@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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