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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게임 아이템은 카지노와 구조가 비슷하다"... 그런데도 유저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없다?

중독성이 강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에는 정부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한 일. 업계 로비가 있겠지만 선량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

1.

"확률형 아이템은 카지노와 99%가 일치한다“

 

2005년부터 국내최대 게임회사인 넥슨을 거쳐 2017년부터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 K씨의 ‘게임 아이템(즉,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중독성이 강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정부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례다. 

 

2.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내 로또복권을 말한다.

1등에서 5등 그리고 꽝이 있는 것처럼,

게임에서 현금을 지불하고 ‘복권 상장(랜덤 박스)’를 구입하면

가치가 높은 1등 아이템부터 무가치한 꽝이 나오게 된다.

 

국내의 대표적인 한 게임회사는 극단적인 확률형 아이템을 시장에 선보였는데,

한 유저는 ”2억원을 써도 안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낮은 확률을 갖고 있다. 

결국 공급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3.

이런 점에서 3월 15일, <조선일보>가 다룬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 K씨는 문제의 실상과 심각성과 공정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개발자 K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실상은 다음과 같다.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BM)은 카지노와 99% 일치한다“

"한국 대형 게임회사들이 돈을 버는 수익 구조가 카지노와 99% 일치한다“

 

K씨의 설명에 따르면, 카지노를 하는 사람들은 현금을 ‘칩’으로 교환해 슬롯머신에 ‘베팅’한다.

반면에 게임 유저들은 현금을 ‘게임머니’로 바꿔 확률형 아이템을 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카지노와 확률형 게임의 구조는 거의 같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카지노와 달리 게임회사들이 환전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이용자가 별도의 환전소(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체 구조는 다를 게 없다"

"게임회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자제력을 잃었다“

"국내 게임산업은 돈이 되는 상업 게임과 확률형 아이템에만 집중하고 있다“

 

4. 

K씨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된다.

"자본주의 즉 시장경제에서 판매되는 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저(사용자, 혹은 구매자)를 중독시키는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커피, 티, 탄산음료 뿐만 아니라 초콜릿, 캔디 등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사람을 중독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역설적인 것은 상대방을 심하게 중독시키는데 성공하면 할수록 그 상품을 더 많이

수요하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 이득을 거두게 된다.

 

5.

이런 점에서 보면 가장 강력한 중독성을 갖는 것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사행성이 강한 카지노와 같은 게임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정부는 카지노를 허용하면서 동시에 카지노 이용객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카지노에 대해 어떤 규제도 없다면, 아마도 카지노 업자들은 중독에 걸려든 사람들을 마음껏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6. 

개발자 K씨가 언급한 내용만으로 카지노와 확률형 아이템이 구

조적으로 같다는 것은 옳은 지적이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의 구조적인 특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유저를 보호하기 위한 제반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역설한다.

 

”국내 게임회사들이 게임에 막대한 돈을 쓰는 일명 ‘하드코어 유저’에만 의존하고 있고,

아이템도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강화 아이템’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유저의 중독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상업성을 우선으로 하는 사기업의 이같은 선택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유저(사용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이템 확률 공개를 의무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에 대해서는

K씨는 확률 공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K개발자는 단정한다. 

 

당첨될 확률조차 도 그동안 업계의 반대로 무산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판매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K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확률형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는 모든 게임에 1000만원 이하의

월 결제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

 

"결제 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의 이용자 보호 장치는 될 수 있다"고 했다."확률형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는 모든 게임에 별도의 소비세를 부과해야 한다. 사실상 ‘도박’으로 제재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현금과 확률을 이용한 비즈니스 가운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건 확률형 아이템 말고 없다. 이런 사실을 가장 악랄하고 악질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국내 게임회사들이다"라고 했다.”

 

7.

강한 중독성에도 불구하고  '확률형 아이템'은 카지노가 그렇듯이 계속해서

존속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선은 '유저' 스스로 중독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자기 책임 하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겠지만, 중독성을 염두에 두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