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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국가를 날로 먹는 방법은 요소요소에 진지를 구축하는 것"... 한국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용한 변혁'에 주목해야. 변혁이 완결판이 '선거 장악'

어떤 국가가 내리막길을 걷거나, 특정 세력에 의해 체제가 장악될 때, 조짐들이 여기저기 보임. 주의깊게 관찰하는 사람들의 강력한 경고가 잇따르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설마, 설마' 하다가 크게 당하게 됨.

특정 정치세력들이 국가를 장악할 때 눈에 특별히 띄지는 않지만, 그런 조짐들을 여기저기서 관찰된다. 대부분 시민들은 생업에 바쁘기 때문에 이같은 진행 사항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사회 현상을 예리하게 지켜보고 사심이 없는 사람들은 '조용한 국가 전복(체제 탈취)' 현상이 단박에 오는 혁명적인 사건이 아니라, 긴 시간을 두고 특정 세력들이 목표를 갖고 추진하는 일종의 과정(process)으로 이해한다. 

 

1. 

지금 운좋게 권력을 차지한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권력을 행사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한국이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위기의식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일상의 이벤트에 매몰된 것처럼 보인다. 권력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치를 계속해야 하기 떄문에 그냥 대세를 받아들이고 한 자리를 얻는데만 전력투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2.

나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두 번의 공직선거에서 문 정권 하에서 5번의 공직선거와 마찬가지로 득표수 조작이 일어난 것을 확인하면서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구나"라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하였다. 그렇다고 놀라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득표수 조작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애써 입에 올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2022년 6.1지방선거와 2023년 4.5보궐선거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4.15보궐선거에서 울산남구나와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득표수 조작을 통해서 당선자와 낙선자를 바꾸어 버리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확인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특정 정치 세력과 특정 노동 단체에 의해 선거(선거사무)가 완전히 장악된 상태에 있다." 그들이 원하는대로 선거라는 합법의 이름으로 권력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3. 

운좋게 권력을 잡고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불편한 진실을 누구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 않는다. 바로 이같은 관점의 차이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항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한미관계가 어떻고, 한미일정상회담이 어떻고, 수출이 어떻고, 연금개혁이 어떻고 등등과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실상 한국이란 국가의 체제는 이미 선거를 장악한 자들의 수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4.

선거를 장악한 세력들은 오랫기간 동안 선거 이외에 다양한 분야에서도 자신들만의 굳건한 진지를 확고하게 구축해 왔다. 선거 장악은 '과정으로서의 혁명(revolution as process)'에서 중간 단계도 아니고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한다. 

 

7월 31일 <조선일보>는 이응준(李應準·53) 작가의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를 읽는 내내 한국에도 이런 작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 사회의 내면을 깊숙히 들여다 보는 정곡을 찌르는 인터뷰였다. 

그는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과 한국인들의 깊숙한 내면 세계에 대해 촌철살인과 같은 답을 제시한다.

 

질문: 우리나라 문화예술계는 진짜 좌파(左派) 일색인가?

이응준 작가: “부정(否定)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질문: 문화예술계에서 우파가 버티고 있거나 선전(善戰)하는 분야가 있는가? 있다면 어디인가?

이응준 작가: “없다.”

 

질문: 왜 이렇게 됐나?

이응준 작가: “원래 한 청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그 순수한 눈에 비춰진 세상이란 모순과 불의로 가득 차 있다. 또 예술가(藝術家)는 인간의 나약함 속에서 희망을 찾아 해매는 행위로부터 자신의 예술을 시작한다. 그런 점에서 청년과 예술가는 좌파적 견해와 감상에 매혹되기 쉽다. 또한 현대 한국인들의 내면에는 ‘불안’과 ‘분노’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득 차 있다. 한국인 자체가 좌파적 감성에 휩쓸리기 쉬운 심성을 갖고 있다.”

 

질문: 2019년에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든 불구덩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한국인들이 제각기 불구덩이어서다"라는 이야기를 산문집에서 주장했는데.

이응준 작가: “한국 사회는 자신에 대한 불안(不安)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타인(他人)에 대한 적개심에 몰두하는 사회다. 유럽의 르네상스 이후 탄생한 ‘근대인(近代人)’은 자신의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타인에 대한 증오가 필요없는 홀가분한 ‘개인(個人)’을 의미한다. 근대인은 그 공허(空虛)함을 자신의 직업노동과 직업정신에서 해소하고 승화(昇華)시킨다. 도덕은 공자·맹자가 아니라 직업도덕이다. 한국사회는 타인에 대한 증오(憎惡)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 곳에 사는 한국인들은 직업정신(職業精神)이 부족하다.”

 

5.

세월이 참으로 많이 흘렀지만, 지금의 한국은 1945년 해방정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물질적으로 많은 성취가 이루어졌지만 근대인으로서 한국인보다는 고대인으로서 조선인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잦다. 물론 이런 지적에 '천부당 만부당"하다고 핏대를 올리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문화예술시민사회단체와 노동단체에 만든 진지들은 그나마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구축한 진지의 결정판은 바로 공직선거를 장악하는 일이라고 본다. 

 

이 문제의 심각성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선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해결 방법도 결국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앗 뜨거워"라는 단발마의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때가 되면,  그 떄는 이미 체제 장악을 둘러싼 게임은 끝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선거를 통해서 뭔가 변화를 꾀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해 있을 것으로 본다. 이응준 작가의 훌륭한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이 나라가 처한 현실을 조명하고 성찰하게 된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공병호의 공직선거 해부 시리즈

<도둑놈들 1: 선거, 어떻게 훔쳤나?>

<도둑놈들 2: 2022 대선, 어떻게 훔쳤나?> 

<도둑놈들 3: 2022 대선, 무슨 짓 했나?>

<도둑놈들 4: 2020 4.15총선, 어떻게 훔쳤나?>

<도둑놈들 5: 2022 지방선거, 어떻게 훔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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