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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대로 가면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거듭되는 옐로카드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구조조정

결국은 생산성의 문제인데, 이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지 않으면 결국 비용을 치룰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1.

한 나라가 진로를 바꾸기도 힘들지만, 큰 기업 또한 진로를 바꾸기가 힘들다.

 

물론 기업의 구조조정은 국가의 구조조정에 비할 바는 아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현실만 정확히 인식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2.

아침 신문에는 르노 부회장의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한 경고장 발신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르노그룹 부회장의 경고 “부산공장 원가, 스페인의 두배…생산성

안 높이면 대안 찾겠다”-중앙일보

 

“부산공장 생산성 안높이면 결단” 르노그룹 부회장의 두 번째 경고-조선일보

 

"르노, 한국 철수 경고…"부산공장 다른 방법 찾을 수도“-한국경제

 

3.

기사 제목만으로 대략 어떤 상황에 르노삼성자동차가 놓여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만,

르노삼성의 문제가 한국의 보편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르노그룹 부회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는 현실을 과장해서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4.

비센트 드 로수 모조스 부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주장하였다.

“지난해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노사의 약속을 믿고 그룹 경영진을 설득해 (소형 SUV) XM3 수출 물량을 배정했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참고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9년 9월 닛산의 중형 SUV ‘로그’ 위탁 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생산 절벽에 직면했다. 그 공백을 메울 대체 물량을 배정받아야 했지만, 그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르노 본사는 신규 물량 배정을 미뤘다. 2020년 9월에야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겨우 배정받아 이제 막 유럽 수출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등 구조 조정에 반발하며 또다시 파업을 벌일 조짐이 보이자 모조스 부회장이 재차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5.

“부산공장 공장 제조원가는 스페인 르노 공장에서 생산되는 (SUV 차종인)

캡처와 비교하면 2배이다.”

 

“부산공장은 ‘품질' ‘생산 비용' ‘납기'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품질에 대해선 부산공장을 믿는다. 하지만 제조원가가 유럽 공장의 두배인데 유럽까지의 운송비까지 추가된다. 부산공장은 스페인에서 만드는 캡처와 같은 수준의 원가로 XM3를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르노그룹은 품질·비용·시간·생산성 등의 지표로 그룹 내 19개 공장의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부산공장은 2018년 1위, 2019년 5위에 이어 지난해 10위까지 추락했다. 특히 비용 항목 순위가 17위다.

 

6.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다.

시장을 관통하는 몇 가지 원칙만 명심하더라도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난제들을 해결하는 일이 더 쉬울 것이다.

 

첫째, 항상 상대가 있다. 즉 경쟁에 노출되어 있고, 경쟁 상대가 늘 있다.

싸게 더 잘 만들 수 없다면, 퇴출될 수 밖에 없다.

 

둘째, 생산성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

내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를 받을 수 있는 가는 생산성이 결정한다.

얼마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파멸이 기다릴 뿐이다.

 

셋째, 경쟁력과 생존은 집단행동에 의해 보장되지 않는다.

단체행동으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친다고 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넷째, 고비용구조에 대한 구조개혁은 뼈를 깎는 아픔없이 가능하지 않다.

군더더기를 쳐내는 처절한 노력이 없으면 재기가 쉽지 않다.

 

다섯째, 일단 한번 어느 경로를 들어서고 나면, 그 경로를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

관성이 늘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