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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만사]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160조원 투입해서 일자리 190만개 만든다고..."...윤희숙 의원 맹공 가하다

재정관리를 포기한 기획재정부, 이렇게 빚을 늘려 놓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기재부가 미래정부더러 하라는 것은 내년 예산안 재량지출 중 120조 깎으라는 것,

- 본인들부터 해보세요!”

 

1.

우리나라 경제의 기획과 재정관리를 맡은 기획재정부에 대해 이해가 안되는 점은 기획 기능도 재정관리 역할도 안보인다는 점입니다. 지금이 어느 시댄데, 한국판 뉴딜처럼 몇 개 산업에 재정을 160조원 넣어서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선언을 하고 있으니 기획부처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우리 경제의 무엇을 고치고 어떤 병목을 어떻게 뚫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체질로 전환할 것인지를 기획해야지, 나랏돈을 넣으면 일자리가 자동적으로 몇 개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나 하고 있으니 기획 기능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2.

재정관리는 더 문제입니다. 지난달에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은 20년 후부터 국가채무비율이 줄어든다고 전망돼 있습니다. 아니, 전망이라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런 포물선 모양이 나오게 된 것은 총 정부지출을 경제성장률로 한정하겠다는 제약을 슬며시 전망에 끼워 넣었기 때문이니까요.

제도나 정책의 변화 없이 지금의 추세를 유지할 때 재정상태가 어떨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전망인데도 재정전망의 기본을 무너뜨린 것이지요. 이렇게 전망 자체를 흩트리면 제대로 된 대응이 나올 수가 없으니 이것은 단지 전망의 정확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재정관리 기능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것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2주 전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이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고집하더군요.

 

3.

이것이 얼마나 우스꽝스운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간단히 볼 수 있는 방법은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2060년 재량지출이 지금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를 환산해보는 것입니다. 2060년 우리 경제가 지금보다 명목으로 3배 정도 성장하리라는 것이 기재부의 전망이고, 2060년 재량지출은 350조원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이 재량지출을 기획재정부가 사용한 CPI로 역산하면, 그러니까 2020년 실질기준으로 환산하면, 166조원이 됩니다. 올해 재량지출이 256.6조원(코로나 전 본예산)이니, 35% 더 작은 수치지요. 경제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큰데 정부의 재량지출은 오히려 35% 덜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국회에 와 있는 내년 예산 기준으로는 120조원을 깎아야하는 수치이고요.

 

4. 

재량지출이 무엇이냐면, 공무원 급여, 일자리 예산, 비법정 복지지출, R&D, 국방, SOC 같은 것들입니다. 말이 재량지출이지 막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안 보입니다. R&D, SOC, 일자리 다 날린다 해도 90조밖에 못 깎습니다.

 

저는 오늘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에 내년 예산에서 120조원을 어떻게 줄일지 말씀해보시라고 청했습니다. 못 깎더군요.

 

5. 

본인들은 못 줄이는 예산을 다음 정부들은 팍팍 줄일 수 있다고 왜 전제하는 것일까요? 그래야 우리 재정상황의 엄중함을 잘 숨길 수 있고, 뉴딜사업이나 뉴딜펀드처럼 방만한 지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모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지적 후에도 제대로 된 장기재정전망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말 좋은 의도가 섞여 있기라도 한건지 의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글쓴이: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

- 출처: 윤희숙 페북(2020.10.23)